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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글
제목 인연의 연약함
이름 오선진 등록일 2011-01-04 조회 1255
얼마 전 예전 직장 동료를 만났다.
팔구 년 만에 보는 얼굴은 그리 많이 달라지지 않았고,
우리 둘 다 그때와 변함없는 목소리에 반색하며
그간의 오랜 시간이 무색해질 만큼 스스럼없이 편한 대화를 이어갔다.

그동안 연락을 했던 것도 아니었고,
간간히 안부를 들으며 지낸 것도 아니었다.
이렇게 갑자기 약속을 잡고 만나게 된 건
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메신저를 내가 켜게 된 때문이었고,
그가 갑자기 등장한 나를 과거 속에서 기억해내어
반갑게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었으며,
우연찮게도 직장이 한 동네에 있었기 때문이었다.

그가 내게 묻는다.
네가 메신저를 켜지 않았다면,
내가 말을 걸지 않았다면,
우리가 같은 곳에 있지 않았다면,
지금 여기서 얼굴 마주 보며 대화를 할 수 있었을까.
그러고 보면 사람의 인연은 얼마나 연약한 것인가, 라면서.

정말 그럴까.
눈에 보이는 거리, 손으로 만져지는 온도,
가늠할 수 있는 현재의 관계에 대한 규정.
그 모든 것이 전제가 된 후에야 사람들 사이에서
그저 무작정이 아닌, 좀 더 분명한 선 긋기가 가능한 것일까.

하지만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 관심과 말을 걸 수 있는 용기가 있어
처음에는 여기저기 기댄 채로 연약하게 시작된 사람의 인연도
점점 단단하게 한 겹 한 겹 마음이 덧붙여져서
그 모든 이유 따위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.

당신 손가락과 내 손가락 사이의 빨간 실이
태어날 때부터 묶여져 있던 것이 아니라 해도
그의 말대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규정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니
내게로 오는 좋은 사람 좋은 인연들을 굳이 사각틀 안에 가두어 놓고
머리 긁적이며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.

아마도 이날의 술이 꽤나 달달하게 느껴졌던 건,
희미했던 인연에 마음 한 자락이 따뜻하게 입혀진 탓일 것이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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